禹의장 "K자 양극화 성장 우려…확대되는 격차 줄여야"
2일(월) 제432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개회사
역대 최대 수출·주가지수 속 일부 산업·계층에 과실 집중되는 K자형 성장 지속
"격차가 통합 저해하고 민주주의 기반 훼손…국회가 이 문제 해결해야" 촉구
공정질서 구축, 지역경제 성장, 사회안전망 강화, 생명·안전 제도 강화 등 제시
2월 임시회에서 「국민투표법」 개정해 6월 지선에서 개헌 동시투표 재차 강조
"격변의 시기 국회가 책임 있게 대처해야…필요한 법안 의지 갖고 처리할 것"
우원식 국회의장은 2일(월) 대한민국 경제가 역대 최대 수출·주가지수를 기록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K자형 양극화 성장'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구조적 불평등과 불공정 질서 속에서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열린 제432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개회사에서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으면 정치적 민주주의는 사상누각과 다름없다. '민주주의가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가', '민주주의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국민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서울 자가 대기업 김 부장'과 '비수도권 전세 중소기업 이 부장'의 격차를 언급하며 "대·중소기업과 수도권·지방 간 격차가 청년들의 삶으로 들어와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며 "김 부장과 이 부장의 격차는 임금이 끝이 아니다. 소득의 차이가 자산의 차이로, 건강과 여가에 쓰는 시간과 비용의 차이로 이어지고, 자녀들의 학업성취와 진학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또한 "지난 5년 사이 고소득과 저소득 계층 간 순자산 격차는 다섯 배에서 여덟 배로 뛰었다. 집값 격차는 더 커서, 하위 20% 아파트 열네 채를 팔아야 겨우 상위 20%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며 "2025년은 자산 불평등이 가장 컸던 해다. 올해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 의장은 격차가 통합을 저해하고 민주주의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며 "국회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입점 업체 등에 실질적 교섭권을 부여하고 중소기업협동조합의 납품단가 등 협의 요청에 대기업이 응하도록 하는 등 공정한 시장질서 구축할 것 ▲지역투자공사 설립, 지역 재투자 기금 설치, 차등 공동법인세 도입 등 지방 성장의 불씨를 놓을 것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등 새로운 고용형태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것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산재보험 선보상 제도 도입 등 생명·안전 제도를 강화할 것 등을 제시했다.
우 의장은 2월 임시회에서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동시투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민적 요구가 모인 '내란 청산'과 '사회대개혁'도, 다시는 12·3 비상계엄 같은 일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도적 방벽을 세우고,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개헌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며 "할 수 있는 만큼, 합의되는 만큼만 우선 첫발을 떼는 것이 중요하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문부터 열어야 길을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개헌의 세부적인 내용으로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민주주의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 ▲국회의 비상계엄 승인권 신설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강화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개헌을 할 것이면 지방선거일에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목표가 분명해지고, 국민들의 투표 편의성도 좋다"며 "그러자면 설 전까지는 국민투표법 개정을 완료해야 한다. 의장은 모든 선택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여야 모두가 적극적으로 임해줄 것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우 의장은 "격변의 시기다. 국회가 책임 있게 대처해야 한다"며 "개혁으로 민주주의 기둥을 단단히 세우고, 민생으로, 국민의 삶으로 입증되는 민주주의로 나아가자. 의장도 이를 위해 필요한 법안은 의지를 갖고 처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전문]우원식 국회의장 제432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개회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제432회 임시회, 2026년 2월 국회를 개회합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이제는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야 한다는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저성장을 돌파할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민주주의를 더 단단히 세우며,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라는 것입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은 정부가 나서서 기업과 함께 희망적인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출과 외국인 관광객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주가지수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주요기관들은 모두 올해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을 선진국 평균을 상회하는 2% 안팎으로 전망합니다.
반도체뿐 아니라 AI, 로봇 같은 첨단 분야에서 우리 기업과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 신호들이 실제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국회도 적극적인 정책과 입법으로 뒷받침해가야 합니다.
‘민주주의 제도 개혁’은 치열한 논쟁을 통해 입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으로 사법 정의를 비롯한 민주주의가 온전히 실현되고, 제도 안착을 통해 사회적 신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민생개혁’은 우리 국회가 책임지고 더욱 힘있게 추진해야 합니다.
최근 우리 사회가 아프게 경험한 바에 따르더라도,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으면 정치적 민주주의는 사상누각과 다름없습니다.
‘민주주의가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가’, ‘민주주의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국민의 물음에 답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바로 이 민생개혁, ‘민주주의 너머의 민주주의’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회복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 한편으로 일부 기업과 업종, 계층과 지역만 올라가고 나머지는 내려가며 격차가 확대되는 ‘K자형 성장’, 양극화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격차는 그저 수치로 읽는 사회현상이 아닙니다. 노력하지 않은 어제는 없었는데 오늘은 힘들고, 내일은 불안한 사람들의 낙담입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김 부장’과 ‘비수도권 전세 중소기업 이 부장’의 하루하루, 날이 갈수록 벌어지는 차이 앞에 위축되는, 무력감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월평균 급여가 거의 두 배 차이가 납니다.
신입사원은 매월 81만 원, 20년 이상 재직자는 367만 원, 근속기간이 길수록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큰 기업 쏠림, 수도권 쏠림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취업을 늦추더라도 대기업에서 시작하고 ‘취업남방한계선’ 아래로는 가지 않겠다는 청년들이 늡니다.
지난해 이삼십대 ‘쉬었음’ 청년은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구직기간이 길어질수록 생애 전체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약화하고 소득도 감소합니다.
대·중소기업과 수도권·지방 간 격차가 청년들의 삶으로 들어와 악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김 부장과 이 부장의 격차는 임금이 끝이 아닙니다. 소득의 차이가 자산의 차이로, 건강과 여가에 쓰는 시간과 비용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자녀들의 학업성취와 진학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 5년 사이 고소득과 저소득 계층 간 순자산 격차는 다섯 배에서 여덟 배로 뛰었습니다.
집값 격차는 더 커서, 하위 20% 아파트 열네 채를 팔아야 겨우 상위 20%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습니다.
2025년은 자산 불평등이 가장 컸던 해입니다. 올해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구조적 불평등과 불공정 질서 속에서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격차를 줄여나가야 합니다.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민주주의 기반을 훼손하며, 국가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에도 중대한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국회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첫째, 공정한 시장질서를 만드는데 더욱 힘씁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높여야 합니다. 중소기업과 골목의 사업장도 괜찮은 일자리가 되게끔 만들자는 것입니다.
최근 우리 국회는 입법을 통해 시장에 만연한 불합리,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을 새로운 ‘룰’ 몇 가지를 만들었습니다.
가맹점주단체에 실질적인 교섭권을 부여했습니다. 중소기업이 납품단가에 에너지 비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고, 하도급 대금 지급보증 의무도 확대했습니다.
기술탈취 피해 중소기업의 증거 접근권을 확보하는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 ‘K-디스커버리’도 도입했습니다.
정말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가맹사업법 10년, ‘K-디스커버리’와 ‘제대로 된 납품단가 연동제’까지 약 6년,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지난주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통과되던 순간, 방청석에서 서로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쏟아내던 학교급식 노동자들을 보셨을 겁니다.
기쁨의 눈물인 동시에 입법까지 긴 세월 겪어야 했던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서러움이 복받쳐 터져 나온 울음이었을 것입니다.
좀 더 속도를 냅시다. 우리 경제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리점과 하청업체, 플랫폼 입점 업체들은 여전히 거래 조건을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구조에 놓여있습니다.
이 구조를 그대로 두면 양극화 성장이 가속될 것입니다. 이들에게도 가맹점주단체처럼 실질적 교섭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특히, 고용의 80%를 창출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계약체결 과정에서 시장 지위의 차이로 겪는 불균형을 해소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중소기업 격차를 줄이고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대기업 김 사원’과 ‘중소기업 이 사원’의 출발선도 좁힐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심사 중에 있습니다. 중소기업들이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설립한 중소기업협동조합의 납품단가 등 ‘협의 요청’에 대기업이 응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소관 상임위와 관련 부처의 적극적 논의를 당부드립니다.
전 국민 3분의 2의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자의 잇단 사망과 은폐 의혹 등이 드러난 플랫폼 기업 쿠팡에 대해 국민적 우려와 분노가 큽니다.
한국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고 눈가림식 보상책으로 책임을 모면하려는 모습에 대해 매우 유감입니다.
어떤 기업이든, 어떤 자본이든 대한민국에서 영업하는 이상 우리 법을 준수하고 책임을 져야 합니다.
국회는 소비자 보호와 개인정보 안전, 공정한 거래 질서와 노동 안전이라는 기준이 흔들리지 않도록 필요한 제도적 보완에 나서야겠습니다.
둘째, 지방에 성장의 불씨를 놓아야 합니다.
수도권-비수도권 인구 격차가 지난해 처음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혁신산업 일자리 3분의 2가 수도권, 지난 20년간 증가량의 68%를 수도권이 점유했습니다.
생산성 격차도 더 커졌습니다. 인구 감소와 산업기반 약화가 세수감소로 이어지며 지방을 점점 더 가난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방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괜찮은 직장이 없어서입니다.
인프라보다 일자리, 지역 간 생산성 격차를 줄여야 합니다. 지방의 산업이 살고 지역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중요합니다.
국회의장은 그간 자문기구를 통해 지역투자공사 설립과 지역 재투자 기금 설치, 차등 공동법인세 도입 등을 중점과제로 제안했습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에너지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작은 국토 면적 중 수도권 11.8%만 사용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국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해봅시다.
지난해 국회 입법지원기관들이 공동으로 ‘다차원적 불평등 지수’를 개발했습니다.
소득, 자산, 교육, 건강, 네 차원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더니 자산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으며, 주로 지역 변수에 기인했습니다.
올해는 거주, 교통, 문화, 의료 등까지 포함한 지역 간 격차 분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의원님들의 입법 활동을 더욱 깊이 있게 지원하겠습니다.
최근 구체화하고 있는 지방정부 행정통합 논의도 지역별 특별법 제정을 통해 잘 뒷받침해 나가도록 합시다.
셋째, 기술 혁신의 속도만큼 사회안전망 강화 속도를 올려야 합니다.
지난달 AI 기본법이 세계 최초로 시행되었습니다. 우리 AI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거버넌스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법입니다.
한국형 AI 생태계의 법적 기반을 완성하는 후속 입법, 유관 산업의 AI 활용을 위한 입법도 힘을 모아 추진해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AI를 비롯한 혁신기술 도입으로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들, 다양한 갈등 이슈에 대해서도 국회가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최근 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 열에 아홉은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매우 심각하다는 인식이 3년 전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은 AI 확산으로 사회 전반의 불평등 심화가 우려된다고 답했습니다.
소득재분배 기능과 복지,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합니다. 전일제 상시고용 임금노동을 전제로 설계된 현행 사회보험은 특수고용,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 같은 새로운 고용형태를 반영하고 있지 못할뿐더러 다가올 위험에 대응하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국회 사회적 대화' 협의체에서는 지난 6개월간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확대를 위해 구체적 방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한편, AI 전환이 노동과 산업, 사회에 미칠 영향을 두고 노사가 함께 논의할 주요 의제를 압축해왔습니다.
이 같은 논의가 성과를 내고 입법으로까지 이어지려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틀이 있어야 합니다. 국회 사회적 대화 기구의 법제화가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관련 국회법 개정을 서둘러줄 것을 요청드립니다.
넷째, 생명·안전을 강화해야 합니다.
생명·안전에도 격차와 불평등의 그늘이 엄연합니다. 산재 사망률 OECD 1위, 사망사고 대다수가 50인 미만 사업장에 몰려있고, 건설업 사고 사망자의 경우 하청노동자 비중이 계속 증가해 60%를 넘기고 있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일하는 산업현장이 밑바탕에 깔린 구조로는 성장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반복적 사망사고에 책임을 더 엄중히 묻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집행을 위한 수사기관의 전문성 확보와 입법 취지에 걸맞은 양형기준 마련, 산재보험 선보상 제도 도입 등 정부와 국회, 법원이 함께 움직여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도록 의원님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모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국가의 기본 책임으로 명확히 하는 생명안전기본법이 처음 발의된 지 6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 그리고 또 여객기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개별 사고마다 특별법을 만드는 방식으로는 사회적 참사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습니다.
무고한 희생을 거듭하면서 확인하는 이 비정한 입법 지연을 더는 이어가서 안 됩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가 되는 오는 4월 16일, ‘국민 안전의 날’ 이전에 국회가 책임 있게 이 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주시기를 의원님 여러분께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이번 2월 임시회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국민투표법 개정을 더는 미루지 맙시다.
국회의 의무 불이행으로 국민 참정권을 구체화하는 법률의 공백 상태가 올해로 11년째입니다.
최근 유럽연합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외교, 국방, 국가 안위에 관한 긴급사항을 국민투표로 결정했습니다.
소용돌이라고 할 만큼 국제질서의 불안정성이 큰 환경입니다. 안으로도 전환기적 변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 중요정책에 관한 신속한 국민적 합의 절차가 필요해도 국민투표가 불가능합니다.
개헌의 절차적 걸림돌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아직은 논의가 본격화되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재판이 끝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비해야 합니다. 개헌안을 내놓을 수 있어도 국민투표 제도가 없어 개헌을 못 하는 상황만큼은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고 한 산아제한 시대, 스마트폰은 고사하고 삐삐조차도 없던 시대에 만들어진 낡은 헌법의 한계에 대해서는 이미 공감대가 넓습니다.
국민적 요구가 모인 ‘내란 청산’과 ‘사회대개혁’도 다시는 12·3 비상계엄 같은 일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도적 방벽을 세우고,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개헌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 합의되는 만큼만 우선 첫발을 떼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습니다. 문부터 열어야 길을 나설 수 있습니다.
5·18 등 민주주의 정신 헌법전문 수록, 국회의 비상계엄 승인권,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정도는 여야 모두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국민적 공감대도 높고, 국가적 필요성도 큽니다. 개헌을 과제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최소 수준의 개헌안 성안은 가능합니다.
적어도 현시점에서 걸림돌은 시간이 아니라 개헌은 어렵다는 인식, 개헌을 정략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입니다.
개헌을 할 것이면, 지방선거일에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목표가 분명해지고, 국민들의 투표 편의성도 좋습니다.
그러자면 이달 중순, 설 전까지는 국민투표법 개정을 완료해야 합니다. 의장은 모든 선택지를 검토할 것입니다. 여야 모두 적극적으로 임해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국회개혁에도 뜻을 모읍시다.
국회 운영의 비효율성, 비생산성은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킵니다. 시대와 발맞추지 못하는 문화는 조직 전체의 역량과 신뢰를 약화시킵니다. 국회 스스로 변화와 혁신의 걸음을 재촉해야 합니다.
국회개혁 자문위원회에서 제출한 권고안을 여야 정당에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국회 운영과 입법, 규범과 문화를 아우르는 과제입니다.
추진절차와 그에 따른 적용 시기에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국회윤리특위 상설화는 후반기 원 구성부터는 반드시 적용되기를 바랍니다.
2018년 비상설특위 전환 후 구성지연과 징계안 심사의 장기표류가 반복됐습니다.
우리 22대 국회도 지금까지 윤리특위를 구성하지 못했습니다. 국민들 보시기에 부끄러운 일입니다.
윤리특위를 상설화해 국회 윤리문제를 국민 눈높이에서 다루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립니다.
오는 4월 국회기록원이 개원합니다.
오래전부터 논의됐는데 우리 22대 국회가 결실을 내서 참으로 뜻깊습니다. 국회의 의사결정, 입법과 정책의 변화 과정 자체가 수많은 민의와 고뇌가 담긴 민주주의 역사입니다.
국회기록원은 그 현장을 국민께 공개하고 300명 모든 의원의 의정활동 기록을 국가적 자산으로 남겨 후대에 전하는 민주주의 아카이브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대한민국은 지금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나라 안팎으로 거센 도전이 이어지고 여러 과제가 얽히고설킨 복잡한 현실입니다만, 국민의 눈, 국민의 삶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분명해집니다.
중심은 국민의 하루하루를 더 나아지게 만드는 일입니다. 그것이 비상계엄과 국가적 혼란을 견뎌내고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급변하는 시대의 파고를 헤쳐나가고 있는 국민들에 대한 도리이고, 국회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몇 달 후면 22대 국회가 임기 반환점을 돕니다.
절반의 성적표를 받아들기에 앞서 ‘국민을 지키는 국회, 미래로 나아가는 국회’를 다짐했던 개원 당시의 초심, 그리고 국가적 혼란의 시기에 국민이 국회에 보내준 기대와 신뢰를 되새깁시다.
격변의 시기입니다. 국회가 책임 있게 대처해야 합니다.
개혁으로, 민주주의의 기둥을 단단히 세우고 민생으로, 국민의 삶으로 입증되는 민주주의로 나아갑시다.
의장도 이를 위해 필요한 법안은 의지를 갖고 처리해 나가겠습니다.
경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