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의 지난 주간 북한동향 분석 ]
北‘울산 앞 미사일 발사’주장, 단순 사기극으로만 보면 안 되는 이유
- 북한의 ‘뻥카’, 몇 년 뒤 현실로… 軍, 탐지 어려운 순항미사일 대비 철저해야
북한이 지난 7일 한미 공중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스톰' 기간중에 울산 앞바다 80㎞ 부근수역 공해상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을 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리 군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그러자 북한은 지난 11일 재차 “뻔뻔한 생억지”라고 재반박에 나섰다.
이를 놓고 우리 군 안팎에선 북한의 기만전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이 실제보다 과장된 주장을 함으로써 한·미의 군사적 압박에 대등하게 맞설 능력이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북한의 기만술에 맞서 미국은 북한 핵·미사일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국가정찰국(NRO)과 국가지리정보국(NGA)이 운영하는 정찰위성 등 첨단 장비를 총동원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영상레이더(SAR), 전자광학(EO), 적외선(IR) 레이더 등을 갖춘 대형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4·25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울산 앞 미사일 발사’는 그저 기만술일까. 북한은 실제 여러차례 '뻥카'를 치거나 과장된 발표를 자주 해 왔다.
지난달 10일에 공개한 전술핵운용부대의 훈련 사진 중 일부는 지난 1월에 촬영한 사진을 재활용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은 또 지난달 8일 군용기 150여 대를 동원해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일부 전투기가 추락하거나 아예 뜨지도 못했다는 것이 우리 군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이번 '울산 앞 미사일 도발'을 그저 사기극이라고 일축해서만은 안 되는 이유는 북한의 뻥치기 사기극이 몇 년 후에는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주장도 다음에는 정말로 울산 앞바다에 순항 미사일을 날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일 수도 있다.
김정은은 앞서 당대회에서 다양한 투발 수단을 만들라고 지시했고, 그 안에는 순항미사일도 있다. 순항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해서 날려 보내는 건 북한으로 보면 1호 지도자의 명령인 만큼 핵과 함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수십~수백m의 저고도로 비행해 탐지가 어려워 방어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주장을 단순한 사기라고 단정짓지 말고 탄도미사일과 다름없이 경계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또 최근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낙탄 사고, 천궁 공중 폭발 등이 이어지는데 군의 대응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들지 않도록 군사 장비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훈련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2022.11.14.
국회의원 태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