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두 의원실] 국민의힘 초선의원중 처음 반성문 릴레이 최형두 의원
대한민국 22대 국회의원 최형두, 국민께서 맡겨주신, 우리 마산합포 시민들이 부여하신 책무와 도리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모든 것이 제 탓이고 또 제 잘못입니다. 지난 21대 국회의원이 되어 지금까지 5년간 저는 초선이라는 이유로, 주요 직책이 아니라는 구실로 대한민국 주요 헌법기관 국회의원으로서의 막중한 의무와 역할을 소홀히 했습니다. 당론이라는 이름 뒤에 숨었고 당 지도부의 결정 뒤에 피했습니다.
어제 우리당의 초선 박수민 의원이 용기 있는 결단을 했습니다.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 나 자신의 잘못부터 살피고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고 다시 기회를 얻어 책임을 다하겠다는 결심을 보여주었습니다. 당 차원에서 반성과 책임, 새로운 각오가 나오겠지만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으로서 책임지고 반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늘 아침 마산에서 제70회 현충일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참전용사, 유족들, 대한민국을 지킨 용사들의 가족과 후손들이 저를 질책하고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고 탄식했습니다. 우리 선열들이 나라를 찾고 지키고, 선배동료시민들이 이제 서방선진 7개국 반열로 끌어올렸는데 국회의원 당신은 무엇을 했느냐 물으셨셨습니다. 국민들이 저에게 주신 막중한 책무를 깨달았습니다.
그동안의 언론계 공직 경력 덕분에에 늦은 나이에도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었는데도 오로지 시민들과 대한민국을 위해야 한다는 의무를 자주 소홀히 했습니다. 의원총회에서, 국회 여러 회의장장에서 분명히 나서서 “이 것은 아닙니다”라고 외쳐야 할 때 눈치를 보고 머뭇거리다가 포기했습니다. 때로는 소수당이라는 이유로 다수당의 책임으로 미루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으로 우리가 소수당에서 나라를 다시 일으킬 큰 기회가 있었으나 대통령이 잘하는 외교안보나 개혁에 대해서조차 저는 다수당 기세에 눌려있었습니다. 국회의사당, 상임위회의장, 또는 기자회견장에서 제대로 응원의 목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엄청난 오산과 오판을 결심하는 동안 여당 의원으로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1월 야당의 공세가 거칠어지고 정국이 어려워질 때 몇몇 뜻맞는 동료 의원들과 함께 대통령실이나 용산관저를 찾아 옛 선비들의 도끼 상소의 심정으로 시국의 위중함을 대통령이 인식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했으나 결심하지 못했습니다. 실행하려다가 멈칫하고 말았습니다.
임기 후반부 대통령은 외교안보에 치중하고 국내현안은 국무총리와 국회에 과감하게 맡겨서 국정의 쇄신을 이뤄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로부터 12월 3일 맞은 계엄은 청천벽력이었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우리당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북한의 급변사태, 혹은 위급한 대남 침투사태가 아닌 한 비상계엄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는 시대착오적 결정이라는 생각만큼은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그날 밤 마산에서 문상을 마치고 급히 상경해서 시민들의 도움으로 국회 담장을 넘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늦어 저는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그날 밤 국회 담장을 넘지 못한 동료 의원들의 생각도 한결 같았습니다.
계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하고 임기또한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도 계엄 며칠 뒤 그런 발표를 했지만 야당이 수용하지 않았고 우리당은 더 이상의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탄핵의 격랑에 휩싸였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거친 탄핵소추와 절차적 정의 문제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기록으로 남아있고 저 혼자만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시기에도 저는 국회의원으로서 주어진 책무와 의무, 지지자들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바라볼 용기가 부족했습니다.
어쩌다 비상대책위원이 되어서는 더 큰 책무를 감당해야하는데 개혁과 쇄신은 이루지 못한 채 현안에 끌려다녔습니다. 마침내 단일화라는 막중한 과제에서 절차적 정의를 파괴하는 심각한 오류에 빠졌습니다. 당원투표가 구해주지 않았으면 돌이킬 수 없는 원죄에 빠졌을 것입니다.
제헌국회때 우리 선배 의원들은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교통수단이 없어서 걸어 다니며 헌법을 만들고 나라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로부터 78년뒤 국회의원 최형두는 관행과 변명 속에 안주해왔습니다.
이제 계엄과 탄핵, 그리고 우리당의 대선 패배로 정치는 위기속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안주할 수도 숨을 수도 없습니다. 이재명정부는 험악한 정치보복의 입법 폭주로 정치를 위기로 몰고 사법부를 흔들고 있습니다. 국내외 석학들이 걱정하듯이 선거로 민주주의가 파괴되어 가는 과정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최형두는 단지 국회의원 300명중 한 명 속에 숨지 않겠습니다. 수긍할 수 없는 당론 에 소신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대세에 순응하지 않겠습니다. 잘못된 정당정치 관행, 선진의회민주주의 국가에는 없는 당대표 제도, 국민의 투표를 반영하지 못하는 선거제도, 그리고 대립과 갈등의 헌법 권력구조까지 고치기 위해 22대 국회의원으로서 모든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제 안위와 또 다른 자리를 탐하며 그리고 공천을 걱정하며 당장 국가의 운명, 미래를 짊어질 선택에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국민들과 마산합포 시민들이 부여한 엄중한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헌법기관 국회의원으로서 정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