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일 국민의당 96차 최고위 에서 이태규의원의 모두발언 내용
추미애 전 장관의 말이라면, 국민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어제(23일) “모든 권한을 가진 검찰이 직접 정치를 하면 민주주의 위기를 초래한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했다”고 비판하고 “정치검찰, 검찰 정치는 민주주의의 독초”라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말씀 자체로만 보면 지극히 타당합니다. 검찰 권력은 분산시키는 것이 맞고, 정치검찰은 정의로운 형사 사법 체계를 무너뜨리는 암적 존재로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윤석열 전 총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면 語不成說입니다. 그것도 추 전 장관이 한 말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윤 전 총장은 권력에 맞서 권력 비리를 수사하고, 그 이유로 권력의 탄압을 받음으로써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부상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정치검찰이 아닙니다. 누구보다도 추 전 장관 본인이 윤 전 총장을 대선후보로 띄운 일등 공신이기 때문에 그 내막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국민은 추 전 장관이 장관재임 시 보여주었던 교만하고 독선적인 행태를똑똑히 기억합니다. 윤 전 총장의 권력 비리 수사를 방해하고 억지 징계를 강행하다가 망신을 사고, 인사권을 남용하여 권력 비리를 수사하는 양심적인 검사들을 지방으로 좌천시킨 사실,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해체 시켜 라임 옵티머스사건 등 금융사기꾼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사실을 모두 기억합니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권력 비리 수사를 방해하고, 정치검찰을 강요하고 강제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이 또다시 정치검찰을 비판하고 검찰개혁을 말하니 이런 억지와 궤변이 세상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국민을 깔보고 우롱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추 전 장관은 알아야 합니다. 국민은 추 전 장관을 검찰에게 묻지 마 복종을 강요하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가장 크게 훼손한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그런 추 전 장관의 검찰개혁주장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국민은 믿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제의 발언이 혹시라도 대깨문의 지지를 얻어 대선 등판을 모색하는 것이라면 전략을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여권 인사가 야권의 유력주자와 맞상대를 통해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 통상의 선거전략이지만, 추 전 장관의 경우는 윤 전 총장의 정당성만 키워주며 윤 전 총장의 도우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제가 추 전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는 이유는 정치인은 자기의 행적에 분명하게 책임을 져야 하고, 몰염치한 정치를 바로잡는 것이 한국 정치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중요한 정치개혁과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추 전 장관의 억지 궤변을 방치하면 정치 불신을 넘어 정치가 희화화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