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대표 관여 정황 공천 의혹, 축소는 정권 위기 될 것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비리 의혹이 일파만파다. 2020년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당내에서 거액의 공천 헌금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당 지도부 시절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가 비리 사실을 보고받고도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사실 여부에 집권세력의 도덕성과 정당성이 달려 있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우선 이에 대한 사실관계와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나아가 공천 헌금 비리 의혹과 관련한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하고 주도해야 할 것이다.
이수진 전 민주당 의원은 22대 총선을 앞둔 2023년 12월 김병기 의원의 뇌물 수수를 고발하는 탄원서를 당시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부인이 2020년 총선 때 지역 구의원들에게 3,000만 원을 받았다가 몇 달 뒤 돌려줬다는 내용으로, 작성자는 해당 구의원이다. 이 전 의원 보좌관이 이 대통령 보좌관이었던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게 탄원서를 전달했고, 김 실장이 “대표에게 보고됐다”고 전화로 말한 것이 녹음돼 있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은 당시 수석최고위원이었던 정 대표에게도 사건 진행 상황을 물었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김 의원 비리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탄원서는 총선 검증위원장이었던 김 의원에게 넘어간 뒤 흐지부지됐다. 김 의원은 공천을 받아 당선됐고, 이 전 의원과 탄원서 작성자는 낙천했다. 폭로 내용부터 정당 민주주의의 타락을 시사하거니와, 탄원서가 처리된 과정도 정상이 아니다. 김 의원이 당시 이 대통령 의중에 따라 비명계를 대거 배제하는 공천을 주도한 실세였다는 점이 의혹을 더욱 키운다. 그러나 민주당은 "환부를 도려내겠다"(정 대표)거나 "개별 인사들의 일탈"(조승래 사무총장)이라며 공천 과정 전수조사도, 특검 수용도 일축했다. 사건 축소와 꼬리 자르기로 국민 눈을 가릴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하다가는 정권 차원의 위기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