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총사퇴 권고, 투표로 부결시켜야”

- 정의당 조성주 “비례대표 총사퇴 권고는 ‘두려움으로부터의 도망’”
- 정의당 조성주“‘사퇴 권고’ 강제성 없어, 당 분열할 것”

조성주 정의당 전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일찌감치 다가오는 정의당 대표 선거에 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정의당은 당대표 선거가 아닌 하나의 선거를 먼저 앞두고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총사퇴 권고’ 찬반 투표가 전 당원을 대상으로 오늘(31일)부터 이뤄진다.

조성주 전 부의장은 이번 찬반 투표를 “두려움으로부터의 도망”이라 규정했다. 이어 비례대표 총사퇴 권고를 위한 당원총투표 발의에 대해 “비겁한 행동을 결단이나 고육책 같은 말로 포장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전 부의장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개개인의 활동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 이견이 사퇴 권고 방식으로 귀결된다면 당은 분열되고 무너질 것”이라며, 당을 지키는 방법으로 투표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 투표에 참여하고 부결시켜야 한다고 당권당원들에게 호소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총사퇴 권고에 대한 당원총투표는 오늘(31일)부터 ~ 9월 4일(일)까지 진행하며, 9월 4일 개표할 예정이다.
정의당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제7기 정의당 전국동시당직선거는 9월 23일 선거 공고되며, 결선 투표에 들어갈 경우 10월 28일에 끝난다.
 

입 장 문

<정의당 당원 여러분, 총투표에 참여해 주십시오. 그리고 부결시킵시다.>
"우리당은 31일(수)부터 ‘비례대표 국회의원 총사퇴 권고’ 찬반 투표를 시작합니다."
민주주의 정치를 흔히들 ‘항해하는 배’에 비유합니다. 같은 배를 탄 공동체가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선원들이 각자 역할을 존중하면서 함께 폭풍우에 맞서며 나아가는 점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진보정당, 정의당이라는 배에 모였습니다. 이 중에는 ‘자주·평등 사회’같은 역사적 사명감을 가진 분들도 있고, 나의 일상이 더 안전하고 자유롭기를 바라는 개인적 간절함을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사회가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소망과 목표를 가지고 함께 정의당이라는 배에 탑승했다는 것입니다. 
"두려움의 시간을 건너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함께 탄 배가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거대한 풍랑에 배에 탑승하고 있는 당원들, 그리고 지지자들 모두가 두려움과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우리가 믿고 있던 진보정치의 가능성과 필요성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이대로는 진보정치 그 자체가 한국정치라는 바다에서 침몰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그러나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기에 앞서서 먼저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넘기는 것은 사실 그 두려움으로부터 도망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풍랑 앞에 항로를 잃은 배의 방향을 빨리 바꾸겠다고, 항해에 함께 한 동료들을 바다에 버리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비겁한 행동을 결단이나 고육책 같은 말로 포장할 수 없습니다.

두려움에 휩싸인 성급한 행동은 혼란만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비례대표 총사퇴 권고 당원총투표가 발의된 후, 그 효과는 기대와 달리 매우 부정적입니다. 당의 혁신 동력을 만들 리더십은 모두 정지되었고,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정기국회 준비는 파행에 빠졌으며, 당원들은 서로에 대한 앙금이 쌓인 채 분열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인내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당원들 사이에서 ‘뭘 해도 안 된다, 정의당을 되살리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는 패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항해사, 기관사, 조타수 모두 배에서 쫓아내고 내가 직접 키를 잡겠다는 것은 일견 손쉽고 속 시원한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내’입니다. 손쉬워 보이는 해결책에 유혹당하는 것이 아니라 지루하고 평범하지만, 기본부터 시작하는 평가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과감한 시도에 나서야 합니다. 풍랑에 휘말린 배를 해체하고 선원을 바다에 버리는 것이 아니라, 노를 단단히 잡고 서로의 손을 잡고 거대한 파도를 향해 과감하게 전진해야 합니다.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투표에 참여해 압도적 표 차로 부결시킵시다."
당원 여러분! 이제 총투표가 시작됩니다. 모두 투표에 나서, 비례대표 국회의원 총사퇴 권고 안건을 압도적인 표 차로 부결시켜 주십시오.

비례대표 국회의원 개개인의 활동에 대한 호오와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이견이 사퇴 권고 방식으로 귀결된다면, 당은 변화와 혁신의 전망도 제대로 세워보지 못하고 분열되고 무너질 것입니다. 

이 안건 자체가 불쾌하고 불만이어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분들에게도 호소드립니다. 외면하고 참여하지 않는다면 가결이 될지 모릅니다. 침묵하는 다수의 당원께서는 우리 당의 이성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십시오. 정치의 방식으로 진보를 실현하려 했던 우리의 길을 포기하지 말아주십시오. 

당원인 우리의 친구, 동네 이웃, 직장 동료 모두를 향해 반대투표를 호소하고 함께 조직합시다. 그 과정에서 성역 없이, 깊이 있게 토론합시다. 그렇게 하여 이 과정을 우리 스스로를 더 깊게 성찰하고, 당원 간의 소통을 되살리며, 정의당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만듭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