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환경영화제에서는 핵, 쓰레기, 동물, 오염 등 환경 관련 이슈를 뛰어난 완성도로 담아내 세계 영화계가 주목한 걸작 환경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칸 국제영화제,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세계적인 영화제의 수상작은 물론, 아카데미상(오스카상)과 영국 아카데미상 등 유수의 영화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됐던 작품들이 대거 상영되기 때문이다. 서울환경영화제는 해마다 세계 각국 우수 환경영화를 한 자리에 모아 소개해왔는데, 올해는 세계 환경영화제뿐 아니라 영화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제와 영화상을 통해 주목을 받은 작품들이 예년에 비해 더 많이 눈에 띄고 있다. 이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 소재 영화의 제작이 활발해지고, 따라서 작품성과 완성도가 높은 환경영화 또한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칸이 선택한 최고의 단편영화, <울부짖는 섬>
매년 이맘때 프랑스의 휴양지 칸에서 개최되는 칸 국제영화제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제로, 지난 5월 11일 그 64번째 막을 올린 바 있다. 올해 서울환경영화제의 화제작 중 하나인 세르주 아베디키앙 감독의 <울부짖는 섬>은 세계 각국 최고의 영화들이 경합을 벌이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2010년 단편 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 인간들에게 버려진 채 외딴 섬에서 굶어 죽어간 개들의 처참한 비극을 충격적으로 그려낸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수려한 만듦새와 강렬한 메시지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서울환경영화제의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 부문에 포함된 이 작품은,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21일 첫 상영 매진을 기록했다.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인정한 2010년의 환경 다큐멘터리
<영원한 봉인>은 다큐멘터리계의 칸 영화제라 불리는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2010년 ‘그린 스크린’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작품. 핀란드의 핵폐기물 보관소 건립을 소재로 과연 핵폐기물을 영원히 봉인하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의문을 비장하게 담아내면서 빼어난 스타일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그린 스크린’은 환경 소재 다큐멘터리를 대상으로 하는 경쟁 부문으로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2010년부터 특별히 신설한 부문이며, 이 부문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영원한 봉인>은 2010년 최고의 환경 다큐멘터리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카데미가 사랑한 걸작 환경영화
세계인이 주목하는 영화상인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는 올해 환경 소재 다큐멘터리 2편이 후보에 올라 선전을 펼쳤다. 아카데미 최우수 장편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됐던 루시 워커 감독의 <웨이스트 랜드>는 브라질에 위치한 거대한 쓰레기 매립지에서 재활용품을 모아 생활하는 빈민들과 예술가 비크 무니스가 함께 빚어낸 특별한 아름다움의 세계를 담고 있는 수작. 재활용품과 사진을 활용한 창작으로 사람들과 교감하며 예술을 통한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비크 무니스의 이야기가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아카데미 최우수 단편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오른 루비 양 감독의 <구강의 투사들>은 구강 마을 주민들의 삶과 희망을 위한 저항의 기록을 담고 있다. 화학회사가 강을 오염시키면서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고 질병에 시달리는 마을 공동체의 눈물겨운 투쟁을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로 만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