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3법’ 결국 대통령 한 사람 위한 입법이었나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이른바 ‘사법 3법’을 심의·의결했다. 법안이 정부에 이송된 지 하루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한 것이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법조계 다수가 법 왜곡죄와 재판소원법(4심제), 대법관 증원법의 위헌성, 법치 훼손을 우려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었다. 전국 법원장들도 “법치주의 후퇴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는 이례적 입장 표명을 했다.
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내용이라면 법조계 학계 정치권이 숙의하는 과정이 필수적인데도 국회 차원의 입법 공청회도 없이 처리했다. 국회를 장악한 당이 숫자로 밀어붙였을 뿐 민주적, 법치적 정당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입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요구를 외면했을 뿐만 아니라 속전속결로 의결해버렸다.
‘사법 3법’은 이 대통령과 직접 관련이 있다. 시점부터 그렇다. 작년 5월 대법원이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이후 민주당이 본격 추진했다. 4심제로 헌법재판소에서 이 대통령 사건을 뒤집을 수 있고, 이 대통령 임기 동안 대법관 26명 중 22명을 직접 임명하며 퇴임 후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법 왜곡죄가 도입되면 검사와 판사들의 소신 있는 수사와 판결도 어려워진다.
정권 내부에서조차 법 왜곡죄를 두고 “문명국의 수치”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사법 3법과 함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까지 요구했다. 이는 대법원에 대한 보복이다.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입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면 대통령은 형식적으로라도 국회에 재의를 요구해 숙의 절차를 밟도록 하는 것이 최소한의 명분이라도 갖추는 것이다. 어차피 재판이 중지된 상태여서 달라질 것도 없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조차 거부했다.
이 대통령은 작년 9월 여야 대표를 만났을 때 “여당이 더 많이 가졌으니 좀 더 많이 내어달라”며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야당이 필리버스터와 장외 집회까지 열며 반대했던 ‘사법 3법’을 일방 처리했고, 대통령은 이를 즉시 그대로 수용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했던 협치나 여당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한 것과는 정반대다. 거부권 행사로 민생 분야 협치를 할 기회도 사라지게 됐다.
이 모든 과정을 보면 결국 이날 대통령이 의결한 ‘사법 3법’은 민주당 일부 강경파의 돌출 행동이 아니라 대통령의 뜻이 그대로 담긴 ‘이재명법’인 것으로 보인다. 권력자 한 사람의 문제 때문에 사법부 독립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헌정 질서를 훼손했다는 오명은 오래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