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위, 회당 평균 763만원 지출하는데 정부 출석률 고작 42%
- 최근 10년 기금위원 정부 측 출석률 42%... 농림부 차관 4%, 산자부 차관 6% 불과
- 의결 안건 10건 중 9건은 원안 의결
- 최근 10년 회의비 약 5.5억 기금에서 지출…회의장 더플라자호텔, 웨스틴조선호텔
❍ 최근 10년간 개최된 국민연금기금운용회(이하 기금위)의 정부 측 위원의 평균 출석률이 4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같은 기간 논의된 의결 안건 131건 중 88%는 원안 그대로 의결되었다. 기금위가 기금운용에 있어 가치 판단이 필요한 과제를 논의하는 최상위 의사결정기구라는 점에서 회의 내실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남원장수임실순창, 보건복지위)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10년간 72차례의 기금운용위원회 회의가 개최되었다. 이 중 대리출석을 포함한 당연직 위원의 평균 출석률은 42%로, 위촉직 위원 평균 출석률 82%의 약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2회의 회의 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3회), ▲산업통상자원부 차관(4회), ▲고용노동부 차관(8회) 순으로 출석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 기금운용위원회는 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해 기획재정부 차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고용노동부 차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당연직 위원과 14인의 민간 위촉직 위원으로 구성된다. 민간 위촉직 위원은 가입자 대표성 제고를 위해 ▲사용자 대표 3인, ▲근로자 대표 3인, ▲지역가입자 대표 6인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관계 전문가 2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민연금법 제 103조 제 2항)
❍ 같은 기간 기금운용위원회 의결 안건은 총 131건이었는데, 그중 116건(88.5%)이 원안 그대로 통과된 것으로 나타났다[표2]. 안건에 대한 수정 의결 및 일부 의결, 재논의 의결은 15건에 불과했다. 기금운용위원회 의결 안건이 중기자산배분안, 의결권행사지침 개정안 등 기금운용과 관련된 논쟁적인 주제라는 점을 고려할 때, 88.5%의 원안 가결률은 충실한 논의가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 한편, 같은 기간 72차례의 회의 개최를 위해 약 5억 5천만 원이 소요되었다. 회의 당 약 763만 원 꼴로 지출된 셈이다. 기금운용위원회 회의 비용은 전액 국민연금기금에서 지출된다. 기금위 회의 장소는 ▲더플라자호텔(38회), ▲웨스틴조선호텔(10회), ▲공공청사(10회), ▲프레지던트호텔(4회) 순으로 나타났는데, 공공청사를 제외한 호텔은 대부분 서울 시내 특급호텔이었다
❍ 박희승 의원은 “당연직 위원은 대리출석이 가능한데 대리인조차 참석하지 않은 것은 해당 부처가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연직 위원 구성 역시 가입자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겠으나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또한 “보다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당연직 위원을 줄이고 가입자 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위촉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