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웅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옷을 벗고 욕탕으로 달려 들어가
한세웅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옷을 벗고 욕탕으로 달려 들어가 같이 노래하고 싶은 충동으로 숨이 가빠졌다 욕탕을 노려본 채 그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제17장 천사의 탈길이 미끄러웠으므로 김재은은 저속 기어를 넣고 천천히 차를 몰았다 길가에는 엊그제 내린 눈이 아직 그대로 쌓여 있었고 나무 위에 쌓여 있던 눈더미가 가끔씩 우수수 떨어져 내리면서 눈가루를 뿌렸다 언덕 위에 올림픽 오륜마크와 호돌이 그림이 그려진 나무 간판이 비스듬하게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호돌이의 손 부분은 떼어져 있었다오후 세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하늘이 흐려서인지 주변은 어스름한 그림자에 덮여 있다커브를 돌아 나가자 오른쪽으로 빠지는 샛길이 보였다 아직도 흰눈이 덮여 있었고 타이어 자국이 그대로 찍혀 있는 길이었다 김재은은 핸들을 꺾어 샛길로 들어섰다 이제 일방통행이어서 속력을 내어도 좋았지만 그녀는 천천히 달려 나갔다양쪽의 굵은 나무들이 잔뜩 눈더미를 가지 위에 얹고 있어서 가끔씩 눈가루를 날렸다 곧장 달려 나가던 김재은은 왼쪽으로 핸들을 꺾었다 한세웅의 산장이 보였다 대문은 열려 있었고 붉은 벽돌로 된 굴뚝에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차의 엔진 소리를 들었는지 한세웅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회색스웨터에 검정색의 두터운 바지를 입은 그는 차에서 내린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길이 미끄럽지 않았습니까아뇨 천천히 왔어요 눈이 녹지 않아서 오히려 더 보기 좋아요 경치가한세웅의 산장은 이번에 두번째 오는 셈이다 그는 손님을 만날 때나 업무를 할 때 로즈 호텔을 사용한다고 했다그들은 집 안으로 들어섰다 응접실 안쪽으로 커다란 베치카가 만들어져 있었는데 장작이 기세 좋게 타오르고 있었다 집 안은 훈훈했다 넓은 응접실은 안쪽이 모두 나무로 되어 있어서 싱싱한 나무 냄새가 났다김재은은 베치카 옆의 나무 의자에 앉았다 불기를 받은 나무는 따뜻했고 엉덩이와 등에 딱딱한 부분이 닿자 기분이 산뜻했다재은씨가 이곳으로 오겠다는 전화를 받고는 조금 놀랬어요한세웅이 웃으며 옆쪽 의자에 앉았다 그들은 타오르는 장작 더미를 바라보았다올림픽이 끝난 10월 중순에 철강에 대한 신용장이 열렸을 때 김회장이 그를 초대했었다 김회장은 김재은을 데리고 나왔고 그들 셋은 점심을 함께 먹었다그럼 둘이서 이야기를 하게점심을 마치자 김회장이 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