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듣고 있는 처지인데이태환이 부드럽게 말했다그건 그렇지요 그러다 보니까 본의 아니게 서로 오해를 하게 되는 경우도있었습니다아니 오해라니요 아닙니다 김 사장님손을 저으며 이태환이 자리를 고쳐 앉아 김영남을 똑바로 바라보았다경쟁회사니까 일이 끝나면 그만이지 일 때문에 오해를 하고 자시고 할 것이없습니다말이야 그렇지만 상대방이 교통사고라도 당해서 없어져 주기를 간절히 바랄 때도있었다 이태환도 김영남과 마찬가지 심정일 것이다종업원이 주문을 받고 돌아갔다 커피숍은 떠들썩한 소음에 싸여 있었는데 그것이차라리 조용한 분위기보다는 나았다다름아니라 내가 김 사장님을 뵙자고 한 것은이태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가셨다박재호 문제 때문인데요 그 친구가 요즘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지난번에 사우디에서 오더를 제법 받아 왔는데 이번에 클레임을 먹었지 뭡니까 물론 잘 아시겠지만이태환의 얼굴을 바라본 채 김영남은 대답하지 않았다 제품을 때맞추어 받지 못한알리가 진일무역에게 클레임을 청구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따라서 박재호의입장이 곤란해져 있다는 것도 안다그 친구 회사를 그만둘 것 같단 말입니다 그냥 그만두면 좋겠는데 전에 세영에서하던 식으로 장난을 치는 것 같아서종업원이 날라온 커피잔에 설탕을 넣으면서 이태환이 입술 끝으로만 웃었다바이어들한테 제멋대로 팩스를 치고 받아서 바이어 관리가 아주 흐트러져 있어요물론 주요 바이어들은 내가 꼭 잡고 있지만이 사장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이쪽에서 나갈 때 서너 건의 오더를 전리품처럼 진일로 가져간 박재호였고 앞에앉은 이태환은 흐뭇하게 그것을 받아 먹었다 이제는 이태환이 같은 꼴을 당할차례가 된 모양인데 이쪽을 불러내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속이 부글거리며끓었다그 친구하고는 인연이 끊어진 지 오랩니다 그래서그것이 인연이 끊어진 것이 아닌 거 같더란 말입니다 김 사장님이태환이 똑바로 김영남을 바라보았다놈은 알리의 오더를 일부러 늦게 실었는데 그것은 곧 세영을 도와주는 일이라나는 그래서 세영이 놈의 목덜미를 쥐고 있다고 믿었습니다부자재 업체인 대일의 김 사장이 박재호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었다는 것을 듣게되었어요 그것이 놈이 세영에서 쫓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