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 처우개선 세미나…"수련 연속성 보장해야"
4일(월) 서명옥 의원 등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정책세미나' 주최
임신·출산·병역 등으로 수련을 일시 중단할 경우 복귀할 수 있는 제도 미흡
여성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 수련 중 육아가 불가능하다는 답변 74.5% 달해
장기간 수련 중단 후 복귀를 위한 제도적 필요성에 대해 94.1%가 공감
육아·병역휴직 등 「근로기준법」에 부합하도록 수련 환경 개선하는 방안 제시
서 의원 "의료진이 국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4일(월)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의원,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공동주최로 열린 '전공의 안정적 수련 재개를 위한 수련환경 개선·수련 연속성 확보 방안 모색 정책세미나'에서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육아·병역 등으로 인해 수련을 중단하지 않고, 다시 의료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4일(월)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의원,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공동주최로 열린 '전공의 안정적 수련 재개를 위한 수련환경 개선·수련 연속성 확보 방안 모색 정책세미나'에서다. 발제자로 나선 김은식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은 "「근로기준법」에 부합하는 전공의 근무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공의는 의료기관에서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받는 수련생 지위와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인의 지위를 동시에 갖고 있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에 따라 주당 최대 80시간, 연속 최대 36시간을 근무하면서도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 등 법적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전협이 지난해 2월 이후 사직한 여성 전공의 약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77.7시간으로 나타났다. 전공의의 57.1%는 식사시간 등 기준에 따른 휴게시간을 제공받지 못했다고 답했고, 몸이 아플 때 병가를 사용했다는 응답은 24.4%에 불과했다.
임신·출산 환경은 더더욱 열악했다. 전공의의 절반가량(49.7%)은 수련 중 임신·출산이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련 중 육아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은 74.5%에 달했다. 전공의 10명 중 7명 이상(74.9%)은 장시간 근무나 방사선 노출 등으로 난임·기형아 출산의 위험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임신·출산·육아로 장기간 수련 중단 후 복귀를 위한 제도적 필요성에 대해서는 94.1%가 공감했다.
김 비대위원은 현행 '전공의 수련 규칙 표준안'은 휴직 사유에 대해 ▲질병 또는 부상으로 장기간 수련이 불가능한 경우 ▲형사사건으로 구속 기속된 경우 ▲천재지변 또는 전시, 사변 기타의 사유로 소재가 불분명한 경우 ▲업무상 상병으로 병가 후에도 수련을 할 수 없는 경우 ▲기타 병원이 휴직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로 한정돼 있다며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에 따른 육아 휴직에 대한 내용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표준안에 따르면 임신한 전공의는 출산 전후 90일, 다태아는 120일의 휴가만 쓸 수 있다. 임신·출산·육아 및 병역 등의 이유로 수련을 일시 중단할 경우, 별도의 휴직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복직 또는 사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김 위원은 타 직역의 휴직 제도와 관련해 "국가공무원과 군 장교는 임신·출산 시 최대 3년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고, 질병과 병역 등 각종 사유에도 휴직이 인정되고 있다"며 전공의들의 수련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마련과 함께 양질의 수련 환경 조성을 위한 국가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제22대 국회에서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서명옥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된 상태다. 개정안은 전공의 육성에 대한 국가 지원을 의무화하고, 수련병원 등이 전공의 수련 시간과 임산부 보호 조치 등을 정할 때 「근로기준법」의 규정을 따르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토론회를 주최한 서명옥 의원은 "수련환경 개선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며 "젊고 우수한 의료 인력들이 의료현장에서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