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을 거역하는 영주를 친다 그것이 호소카와건 야마나건 간에 잇사이로 말한 이반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장군도 허락하실 것이다 그리고는 이반이 뒤쪽에 모여 앉은 중신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이야기를 듣지 못한 터라 눈만 멀뚱거리고 있을 뿐이다 기무라 소문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라 명심하겠소이다 그리고 와타나베를 불러오도록 예 주군 긴장했으면서도 눈이 새파랗게 되도록 생기를 띤 기무라가 다시 무릎으로 걸어물러갔을 때 이반이 헛기침을 했다 상경한 가신은 대략 20여명 정도였는데 기무라처럼 2만석 짜리 영주급 가신이있는가 하면 300석 녹봉을 받는 무사급 가신도 있다 이반의 시선이 말석에 앉은 곰보 얼굴에서 멈춰졌다 500석 녹을 받는 긴끼였는데 동쪽 영지에서 상경한 지 얼마 안되었다 긴끼 가까이 오라 이반이 말하자 자리에서 일어난 긴끼가 다가오더니 다섯 걸음쯤 앞에서 무릎을꿇었다 어깨가 떡 벌어진 체격에 두 손이 길어서 마치 거대한 원숭이 같았는데 본래그는 동쪽 교고쿠 토박이 무사로 마시타의 심복이었다 깊게 얽은 얼굴을 들어 이쪽을 보는 눈길이 불량했으므로 이반은 풀썩 웃었다 긴끼 가네다가 성주가 되어 낙향해야만 되겠으니 네가 앞으로 내 시종장을맡으라 이반이 불쑥 말했을 때 청 안이 술렁대었다 그중에서도 가네다는 눈을 치켜뜬 것이 금방이라도 나설 기세였다 긴끼는 실종된 마시타를 찾겠다면서 허락도 받지 않고 상경한 터라 죄를 주어야 한다는 중론이 있었던 것이다 긴끼도 놀란 듯 소처럼 큰 눈을 끔벅이더니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싫소이다 소인은 마시타님을 찾다가 고향으로 돌아갈 작정이우 저런 무례한 놈 마침내 가네다가 허리를 펴고 엉덩이를 반쯤 들고는 소리쳤다 그는 서쪽 영지의 아오끼 성주로 임명되었으니 5천 석의 녹을 받는 중신으로격상되었다 가네다가 눈을 치켜 뜨고 다시 소리쳤다 이놈 마시타는 영지를 호소카와 가문에게 넘기는 조건으로 영주 승인을 받으려 했던 역적이었다 그리고 영주님을 암살하려던 배신자였으니 지금 내 눈 앞에 있다면 목을 베어야할 놈이다 네 놈도 역적의 무리가 분명하구나 그 때 이반이 손을 들어 가네다의 입을 막았다 정색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