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선관위 제정신인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서울시 송파구 잠일초등학교에 마련된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상황으로 인해 유권자들이 오후 6시를 넘어 투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서울시 송파구 잠일초등학교에 마련된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상황으로 인해 유권자들이 오후 6시를 넘어 투표를 하고 있다. 뉴스1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일부 지역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동나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투표용지 도착을 기다리다가 투표를 하지 못한 채 돌아가는 유권자도 속출했다. "예상보다 투표율이 높아서"라는 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설명인데 어처구니가 없다. 이번 사고는 선거 관리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유권자의 투표권 행사를 방해한 중대 사안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송파·강남·광진구의 투표소 14곳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투표소는 오후 4시 30분 무렵부터 투표가 중단됐으나 투표 마감 시간인 6시가 넘어서야 재개됐고, 오후 10시까지 투표가 진행된 곳도 있었다. 인천 등지에서도 용지 부족 사태를 겪었다는 제보가 잇따랐고,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못 하고 발길을 돌렸다는 글도 줄을 이었다.
선관위는 언론 공지에서 "투표율이 지난 선거보다 높아서 준비된 투표용지가 부족해졌다"고 했는데 황당하기 짝이 없다. 투표율이 80, 90%까지 비정상적으로 치솟은 것도 아니다. 가장 많은 12개 투표소에서 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송파구의 경우 사전투표를 제외하고 유권자의 50%만 투표용지를 준비했다고 한다. 심지어 낮부터 투표용지 부족 우려를 전했는데도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선관위는 "6시 이전에 투표소에 도착한 유권자는 투표 마감 시각이 지나도 정상적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지만, 유권자 단 한 명이라도 투표용지 부족으로 발길을 돌렸다면 심각한 문제다. 6시 이후에 투표가 진행되면서 출구조사 결과가 투표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이러니 일각에서 또 "왜 하필 여당 지지율이 낮은 송파구냐"는 음모론까지 들고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밤 서울 선거개표 중단을 요구하며 "진상파악 결과에 따라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향후 법적 소송으로 번질 소지도 다분하다.
2022년 대선 '소쿠리 투표', 작년 대선 투표용지 외부 반출 등 선거 때마다 투표 관리 부실 문제가 끊이질 않았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다. 허철훈 선관위 사무총장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지만, 이걸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특히 이번 사태는 국민 참정권을 침해한 중대 사안인 만큼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본지 구성과 무관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