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쨉약속시간보다 15분이 빠르다 오늘따라 러쉬아워인데도 길이잘 뚫렸기 때문이다 로비에는 사람이 많았으므로 한지윤은 천천히 발을 떼면서 좌우를 둘러보았다 강기철은 호텔과 시간만 말해주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한지윤은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는 서진수를 보았다 서진수는 오늘따라 말쑥한 양복차림이었는데 한지윤과 시선이 마주치자 엘리베이터 쪽으로 반쯤 몸을 돌렸다 다가선 한지윤이 힐끗 서진수를 보았을때 마침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손님들이 나오자 서진수가 안으로 들어섰고 한지윤도 따랐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서너명의 승객이 더 있었으므로 한지윤은 서진수와 두사람을 사이에 두고 서있었다 승객들이 제각기 버튼을 눌렀을 때 한지윤은 서진수의 손끝이 9층 번호판에 닿는 것을 보았다 9층에서 문이 열렸을때 한지윤은 서진수를 따라 9층의 복도로 내려섰다 9층의 복도는 비어있었고 그때서야 서진수가 한지윤을 향해 정면으로 서서 말했다912호실입니다시선을 한지윤의 가슴께에 둔채로 서진수가 정중하게 말했다기다리고 계십니다그러자 경황중에도 한지윤의 입술끝이 비틀려졌다 아까부터 입이 근질거려 참기 힘들었던 것이다몰라보게 세련되셨네요네서진수의 눈동자가 흔들렸으므로 한지윤이 다시 한마디 했다요즘은 라면 잘 끓이세요그리고는 서진수의 표정을 보지 않고 몸을 돌렸다 산림욕장에서 인질 생활을 할때 서진수는 하루에 두번은 라면을 끓여왔던 것이다 그러나 열번에 아홉번은 설익었거나불어터져 있었다 912호실 앞에 선 한지윤이 노크를 했을때 금방 문이 열렸다 모습을드러낸 강기철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들어와흥저절로 코웃음을 치며 들어선 한지윤이 방 복판에 서더니 주위를 둘러보는 시늉을 했다도망자 신세치고는 호화판이네 뭐그러자 문을 닫은 강기철이 다가서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한지윤을 보았다 여전히 정색한 표정이다뭘 그렇게 봐요넌 겁도 안나난 안무서거기 앉아턱으로 소파를 가리킨 강기철이 앞쪽에 앉았다 강기철은 셔츠에 정장바지를 입었고구두까지 신었다 저고리만 걸치면 외출할 수 있는 차림이다 한지윤이 자리에 앉았을때 강기철이 입을 열었다너한테 상의할 일이 있어상의는 무슨 부탁할려고 부